매경 춘추 기고문 - 절식요법
현대인은 병이나 외상을 당하면 의사의 진찰을 받거나 약을 사 먹는다.
하지만 병이 치유되어 가는 과정은 의사의 처방이나 약의 힘에만 있지 않고 각자가 가지고 있는 생명력이 더욱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복잡한 생체반응을 일으켜서 신체 내의 저항력을 높여 외부에서 들어온 병원체나 이물질을 식균 해독하는 것이다.
올바른 뜻에서 치료라 함은 자연치료를 보조해 주는 것이 약물이라 하겠다. 가령 인간이 외상을 당하든지 질병이 발생하여 괴로우면 먼저 입맛이 없어진다.
이것은 인간이 가진 자연치유력을 최대한으로 동원코자 하는 생체의 한 자연반응으로 보여진다. 그러므로 식욕이 없을 때 음식을 끊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은 질병 때문에 체력의 소모나 조직의 결손이 생겼을 때 이를 보충해 줌으로 써 빠른 회복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나 림프의 흐름을 탁하게 하고 백혈구의 활동을 저해하여 면역체의 형성과 동원을 방해함으로써 질병에서 회복되는 경과를 지연시키는 사례가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것은 영양의 흡수와 동화를 위한 작업이 신체의 방어 및 해독 배설 기능에 과중한 부담이 되고 또한 흡수된 영양이 때에 따라서는 대사과정에서 인체에 유해하고 질병 세력에 유익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실제로 가벼운 감기몸살이나 심한 과로로 심신의 위화감이 올 때 한 두끼를 굶거나 또는 칼로리가 적은 가벼운 식사를 하면 곧바로 몸이 회복된다.
반드시 많은 칼로리를 섭취해야 강한 신체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현대의학에서 절식을 생화학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학자들의 연구 결과, 동물 실험에서 수일 내지 10여 일의 절식으로 체중의 감소는 있으나 영양실조로 생명현상이 감퇴되는 사례는 없었다고 한다. 외부에서 영양을 끓으면 2~3일 간은 과도기적인 현상이 있으나 자기 몸이 가지고 있는 지방이나 단백질을 이용하게 됨으로 혈액 내의 혈색소치나 혈청 단백은 오히려 평소보다 높은 수치를 유지한다. 우리의 임상 경험에서도 1주 간의 절식으로 혈색소나 적혈구의 증가와 혈청 단백의 증가를 확인하였다. 시카고의 칼슨 박사가 "절식요법은 체력의 노폐물을 몰아내고 젊어지는 비법" 이라고 한 말도 이런 데서 연유된 것이라 하겠다.
식탐을 줄여야 무병장수
최근 강연차 내한한 세계적 노화(老化)학자인 유병팔)박사는 건강을 위해 식탐(食貪)에서 벗어날 것을 강조했다.
그는 쥐의 경우 열량 섭취를 30%만 줄여도 수명이 45%가량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보통 쥐는 평균 23개월 정도 살지만 절식한 쥐는 38개월 산다는 것이다. “현재 미 국립보건원과 위스콘신대에서 침팬지를, 네덜란드에서 사람을 대상으로 절식의 건강효과를 연구 중인데 쥐와 비슷한 결과를 얻고 있지요.” 미국 노년학회장을 지낸 그는 1973년부터 2000년까지 미 텍사스대 교수(생화학)로 재직하면서 절식의 노화방지 효과에 대한 논문 1백20여편을 발표한 절식 이론의 대가다. 절식이란 음식의 부피보다 열량을 줄인 식사를 말한다.
그는 사람도 30% 가량 열량 섭취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밥공기의 크기를 현재의 3분의 2정도로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적게 먹으면 비실대고 허약해지리란 생각은 오해입니다. 오히려 많이 먹으면 체력이 떨어집니다.” 절식한 쥐는 매일4천m를 달릴 정도로 원기충천하지만 많이 먹은 쥐는 꼼짝않고 어슬렁거리기만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절식이 산화와 환원의 균형을 바로잡기 때문에 건강에 좋다고 본다. 많이 먹으면 신진대사가 산화 쪽이 우세하게 변하며 이때 생기는 다량의 유해산소가 노화와 질병을 유발한다는 얘기다.
그는 “원래 인체는 생존을 위해 먹도록 진화돼 왔으나 현대인은 단지 입맛을 위해 필요 이상으로 먹게 됐다. 이에 따라 옛날에는 없었던 성인병이 생겨났다”고 말했다. “식사량은 길들이기 나름입니다. 허기를 모면할 정도면 충분합니다. 식욕의 노예가 되지 마십시오.” 그는 30년 동안 하루 점심 한끼만 먹고 살아왔다. 열량으로 환산하면 1천8백cal정도다. 성인 한명에게 필요한 하루 열량이 대개 2천5백cal란 점을 감안하면 턱없이 적지만 그는 매일 새벽 5Km를 30분 만에 주파한다고 했다.
건강을 지키는 인체경영학 중에서..
효소 절식요법은 체중을 줄이는 일반적인 요법과는 다르다.
효소의 생리작용에 의해 체내의 노폐물을 분해, 배출시킴으로써 체중을 줄이는 요법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노폐물을 분해 시키는 과정에서 생기는 에너지로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필자는 1백20일간 효소만 먹고도 정상적인 생활을 하면서 87kg의 체중을 56kg으로 줄인 여성을 지도한 적이 있다. 그녀는 특별한 질병이 있어서 효소절식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물론 87kg까지 몸무게가 나가는 비만 체질이니 만큼 피곤하고 머리가 맑지는 못하고 다리가 무거워 불편한 듯 했다. 관절도 좋지는 않았지만 그런대로 생활은 정상적이었다. 그녀가 처음 효소절식을 원했을 때 필자는 한마디로 거절했다.
왜냐하면 너무 비만한 사람은 스스로 포기하거나 두려움 때문에 도중에 실패할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녀는 '하얀바지를 입고 남편과 함께 충장로를 걷고싶은 것이 소원'이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녀가 절식한 120일은 원래 예정된 기간이 아니었다. 일반적으로 성인병의 원인은 피에 있다. 피의 수명은 1백20일 정도. 정확히는 1백 10일에서 전후로 5일 정도 오차가 나기 때문에 1백20일정도만 잘 지키고 관리하여 현재의 나쁜 피가 교체되면서 노폐물을 몸 밖으로 내몰아 체질을 개선할수 있다.
그녀는 필자로부터 이 같은 체질개선에 대한 원리를 듣고 실천에 옮겨 전무 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그녀는 체중 조절에 성공한 뒤 기억력이 되살아나 어렸을적 일부터 글을 쓰라고 해도 충분히 기록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고 좋아했다. 그렇다고 효소 절식을 오래 한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일체 다른 음식을 먹지 않고 효소(종합야채 발효원액)만으로 1백20일간이나 정상적인 생활을 해낼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 효소절식을 해야할 사람들이 우선 절식에 나설 수 있는 희망적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효소 절식은 우리 조상들이 발효식품을 개발한 지혜의 집적물이다. 우리 조상들은 음식물을 효소화시켜 먹는 지혜를 후손에게 물려 주었다. 서양의 발효식품은 기껏 치즈, 요쿠르트만이 있을 뿐이다. 우리나라의 발효 식품은 장(된장, 간장)류에서 김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우리 조상들은 발효 용기로 항아리를 사용했다.
그래서 감히 필자는 효소는 1년 이상 숙성시켜야 되며, 항아리를 이용해서 발효시켜야 완전한 효소가 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요즘 과학화를 운운하며 기계화된 발효식품을 대량 생산해 내는 상업주의가 팽배해 있다. 이같은 기계화된 발효 식품의 효능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상태이니 문제라면 문제이다.